같은 신도시, 같은 지구,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두 블록이 같은 날 청약을 받았습니다. 한쪽은 전용 59㎡가 4억9000만원, 다른 쪽은 6억2000만원. 1억3000만원이 쌉니다. 그런데 사람은 싼 쪽이 아니라 비싼 쪽으로 몰렸습니다. 지난 7월 27~29일 접수를 마친 고양창릉 S-3·S-4블록 이야기입니다. 특별공급 기준으로 이익공유형인 S-3는 320가구 모집에 6440명이 접수해 20.1대 1, 일반 공공분양인 S-4는 172가구에 1만1666명이 몰려 67.8대 1을 기록했습니다. 3.4배 차이입니다.
1억3000만원과 30%의 교환
두 블록의 차이는 입지가 아니라 계약 조건입니다. S-4블록(1024가구)은 우리가 아는 분양가상한제 공공분양입니다. 59㎡ 6억2000만원, 74㎡ 7억6000만원, 84㎡ 8억6000만원. 전매제한 3년, 실거주 의무 3년을 채우면 그 뒤로는 내 집이고, 오른 값은 온전히 내 것입니다.
S-3블록(1282가구)은 '이익공유형 분양주택'입니다. 46㎡ 3억8000만원부터 84㎡ 7억원까지, 같은 평형 기준으로 1억원 이상 쌉니다. 대신 조건이 붙습니다. 5년 거주 의무를 지켜야 하고, 팔 때는 개인 간 거래가 불가능합니다. 반드시 LH에 되팔아야 하고, 환매가격은 '공급가격 + (감정평가액 − 공급가격)의 70%'로 계산됩니다. 쉽게 말해 시세차익의 70%는 내가, 30%는 공공이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숫자를 넣어 보면 이렇습니다. 59㎡를 4억9000만원에 받고 5년 뒤 감정가가 7억원이 됐다면, 차익 2억1000만원 중 1억4700만원이 내 몫, 6300만원이 LH 몫입니다. 환매가는 6억3700만원. 같은 시점에 S-4 당첨자는 6억2000만원에 받아 7억원에 팔 수 있으니 8000만원을 온전히 갖습니다. 초기 부담은 1억3000만원 적었지만, 값이 오를수록 격차는 좁아지다 역전됩니다.
시장은 초기 부담보다 자산가치를 골랐다
이번 경쟁률은 그 손익분기점을 청약자들이 이미 계산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GTX-A 창릉역이 들어서고 고양은평선이 2031년 개통 예정인 자리, 즉 '오를 것'이라고 믿는 입지에서는 30%를 떼주는 조건의 할인폭이 충분히 커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초기 자금 1억원을 아끼는 것보다 5년 뒤 자산가치를 지키는 쪽을 택했습니다.
물론 20.1대 1도 미달과는 거리가 먼 숫자입니다. 지난 6월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이 5.90대 1로 35개월 만의 최저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익공유형도 나름 흥행한 셈입니다. 다만 정부가 '저렴한 공공분양'의 대안으로 밀어온 유형이 같은 조건의 일반형과 정면으로 붙었을 때 어떤 평가를 받는지, 이번에 처음으로 가격표가 붙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사전청약자 셋 중 하나가 떠난 자리
배경에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단지의 사전청약 당첨자 가운데 10명 중 3명 이상이 본청약 계약을 포기했습니다. 사전청약 당시 안내됐던 전용 모기지—연 1.9~3.0% 고정금리로 집값의 최대 80%, 최장 40년—가 본청약 공고문에서 빠졌고, 4년을 기다리는 사이 분양가는 최대 2억원가량 올랐습니다. 이번 일반공급 물량 647가구는 상당 부분 그 자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남양주왕숙·하남교산·군포대야미 등 다른 이익공유형 본청약에서도 같은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이익공유형을 검토한다면 세 가지를 계산기에 넣으시기 바랍니다. 첫째, 환매 공식입니다. 70%인지 50%인지, 기준이 감정평가액인지 실거래가인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공고문의 환매가격 산정식을 직접 읽어야 합니다. 둘째, 출구가 하나뿐이라는 점입니다. 개인 간 매매가 막혀 있으므로 급하게 팔아야 할 때 값을 흥정할 상대가 LH밖에 없습니다. 셋째, 금융 조건은 공고문 기준입니다. 사전청약 안내문이나 설명회 자료가 아니라, 본청약 공고문에 적힌 대출만 실제로 존재합니다.
반대로 이익공유형이 유리해지는 구간도 분명합니다. 5년 뒤 시세가 크게 오르지 않는 지역, 초기 자금이 부족해 대출 한도에 걸리는 경우, 그리고 실거주가 목적이어서 매각 계획 자체가 없는 경우입니다. 이번 창릉의 결과는 '이익공유형은 나쁘다'가 아니라 '입지가 좋은 곳일수록 30%의 값이 비싸다'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당첨자 발표는 S-3가 8월 18일, S-4가 8월 19일입니다. 계약은 11월로 예정돼 있습니다. 일반공급 경쟁률까지 나오면 두 유형의 간격이 특별공급에서만 벌어진 것인지, 시장 전체의 판단인지가 더 분명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