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하루에 세 개의 숫자가 겹쳤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3.00%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같은 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8월 24일 기준)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9% 올랐습니다. 전주 0.22%보다 오름폭이 커진 수치입니다. 그리고 같은 날, 강북구 아파트 전세가율이 63.8%로 2019년 11월 이후 8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교과서대로라면 금리 인상은 집값을 누릅니다. 그런데 이번 주 서울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서울 전체가 오른 것이 아니라 서울이 둘로 갈렸습니다.
강북 0.40%, 서초 -0.05%
이번 주 서울 안의 격차는 통계에 그대로 찍혔습니다. 강북 14개 구는 0.40% 올랐고, 강남 11개 구는 0.20%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정확히 두 배 차이입니다.
상승 상위는 전부 동북권이었습니다. 중랑구 0.56%, 성북구 0.55%, 강북구 0.55%, 도봉구와 노원구가 각각 0.54%. 반면 강남구는 0.11%에 머물렀고, 서초구는 -0.05%로 하락 전환했습니다. 전국은 0.11%, 수도권은 0.22%, 경기는 0.23%였지만 인천은 0.01%로 사실상 제자리였습니다.
이 그림은 "시장이 뜨겁다"는 말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규제가 강한 곳은 멈췄고, 상대적으로 덜 묶인 중저가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간 전형적인 이동입니다. 금리는 전국에 똑같이 적용되지만, 규제와 가격대는 지역마다 다르게 걸립니다. 그래서 같은 금리 인상 앞에서도 서초는 내리고 중랑은 오릅니다.
전세가율을 끌어올린 것은 매매가가 아니었습니다
강북구 전세가율 63.8%라는 숫자를 보면 "갭이 줄었으니 진입하기 좋아졌다"고 읽기 쉽습니다. 하지만 전세가율은 분수입니다. 분모(매매가)가 내려도 오르고, 분자(전세가)가 올라도 오릅니다.
지금은 명백히 후자입니다. 같은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2% 올랐습니다. 전국 0.11%, 수도권 0.20%보다 높습니다. 매매가가 0.29% 오르는 와중에 전세가가 0.22% 따라 오르고 있으니, 비율이 높아진 것은 집값이 싸져서가 아니라 전셋값이 밀어 올렸기 때문입니다.
원인은 공급 쪽에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실거주 의무가 붙었고, 그 이후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건이 크게 줄었습니다.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임차인들은 주거비를 더 부담하더라도 기존 지역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있지만, 공급 자체가 부족해 희소성이 커진 전셋값은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여기서 이번 국면의 아이러니가 드러납니다. 전세가율을 끌어올린 원인(실거주 의무)이, 바로 전세를 끼고 사는 방식 자체를 막고 있는 규제입니다. 숫자상 갭은 좁아졌지만, 그 갭을 활용하는 매수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전세가율 상승을 투자 신호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노원구(56.0%)와 도봉구(61.1%)가 7월(각각 56.2%, 61.3%)보다 소폭 낮아진 것도, 이 지표가 시장 열기를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방증입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금리 인상은 끝이 아니라 시작 국면입니다. 7월 인상은 2023년 1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었고, 8월은 여기에 연속으로 붙은 두 번째입니다.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올해 2.4%에서 2.6%로, 내년 2.2%에서 2.4%로 올렸습니다. 물가 전망을 올리면서 금리를 올렸다는 것은, 한 번으로 끝낼 생각이 아니라는 뜻에 가깝습니다. 동결 소수의견은 1명뿐이었습니다.
둘째, 이자는 전세에 먼저 닿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보다 변동금리 비중이 큰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빠르게 반응합니다. 지금의 전셋값 상승은 매물 부족이 만든 것인데, 여기에 이자 부담이 겹치면 세입자는 월세로 밀리거나 외곽으로 이동합니다. 전세가율이 계속 오를지, 아니면 전세 수요 자체가 꺾이며 방향이 바뀔지가 앞으로 몇 달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셋째, 강북 상승의 성격을 구분하십시오. 지금 오르는 것은 실거주 수요가 두꺼워져서일 수도 있고, 강남권이 막힌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서초구가 하락 전환한 주에 중랑구가 0.56% 올랐다면 후자의 비중이 큽니다. 풍선효과로 오른 가격은 규제가 조정되면 먼저 되돌아옵니다.
매수를 검토하신다면, 전세가율 숫자 하나가 아니라 그 숫자를 만든 분자와 분모를 각각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3.00%라는 금리는 이미 확정된 조건이고, 다음 금통위까지 남은 시간은 계약서를 다시 읽어볼 만큼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