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다음 주 재건축·재개발 조합 8곳의 장부를 직접 엽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 동안 '2026년 3차 재건축·재개발 조합 합동 현장점검'을 진행합니다. 대상은 서울 성북구 신월곡1구역, 동대문구 제기6구역,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을 비롯해 고천가·화수화평·삼성4·북변5·광명 제12R구역입니다. 점검 대상이 됐다고 해서 비리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난 4년 동안 같은 방식의 점검을 받은 조합 47곳에서 법령 위반이 700건 나왔습니다. 조합원이라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무엇을 점검하나 — 다섯 개 분야, 외부 전문가 동행
점검반에는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 한국부동산원, 변호사·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가 함께 들어갑니다. 점검 분야는 다섯 가지입니다. 계약 및 정비사업비, 공사비, 조합 행정, 자금 운용 및 회계 처리, 정보공개입니다. 성남시 재개발과 관계자는 "상대원2구역은 이번 계획에 포함돼 있다"며 해당 조합에 일정을 이미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위법하거나 부적정한 사항이 나오면 사안의 경중에 따라 시정요구, 행정지도, 수사의뢰로 이어집니다. 국토부는 여러 조합에서 반복되는 지적 사례를 유형별로 묶어 지자체와 정비사업 현장에 공유하고 제도 개선에 쓸 계획입니다.
이번 점검은 정기 점검과 별개로 진행되는 공사비 특별점검과 시기가 겹칩니다. 국토부는 10월 14일, 시공사를 선정한 전국 568개 사업장을 전수조사했더니 138곳이 공사비 검증 대상인데도 검증을 받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가운데 16곳은 1차(10월 19~30일)와 2차(11월 9~20일)로 나눠 특별현장점검을 하고, 나머지에는 행정지도를 내리고 있습니다. 11월 둘째 주에는 정부 점검반 두 갈래가 동시에 조합 현장을 도는 셈입니다.
700건이 말해주는 것 — 다섯 건 중 한 건은 수사의뢰
과거 점검 결과를 보면 이번 점검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국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2025년 합동점검을 마친 조합 47곳에서 법령 위반이 700건 적발됐습니다. 조합 한 곳당 평균 15건입니다.
| 구분 | 건수 | |---|---| | 행정지도 | 411건 | | 수사의뢰 | 129건(18.4%) | | 시정명령 | 116건 | | 환수권고 | 14건 | | 과태료 등 기타 | 30건 |
분야별로는 조합행정 225건(32%), 예산·회계 209건(30%), 용역계약 176건(25%), 정보공개 90건(13%) 순이었습니다. 수사의뢰는 2022년 30건에서 2025년 55건으로 83.3% 늘었습니다. 적발 사례로는 5000만원이 넘는 계약을 일반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맺은 서울 은평구 재개발 구역, 총회 의결 없이 예산 범위를 넘는 용역 계약을 체결한 성동구 재건축 구역이 있습니다.
비슷한 문제는 소규모 정비사업에서도 나왔습니다. 서울시가 6월 소규모 정비사업 조합 2곳을 점검했더니 부적정 사항 49건이 나왔고, 이 가운데 9건이 수사의뢰됐습니다. 총회 의결 없이 맺은 용역계약과 수수료 선지급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조합원과 입주권 매수자가 볼 것
첫째, 공사비 증액이 검증 요건에 해당하는지 확인하세요. 사업시행계획인가 전에 시공사를 뽑은 조합은 공사비를 당초 계약 대비 10% 이상, 인가 후에 뽑은 조합은 5% 이상(생산자물가상승률 제외) 올리려면 한국부동산원이나 LH의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우리 조합의 증액률이 이 선을 넘었는데 검증 기록이 없다면 총회에서 바로 물어볼 사안입니다.
둘째, 정보공개 자료를 직접 열람하세요. 용역계약서, 총회 의사록, 자금 집행 내역은 조합원이 열람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4년간 정보공개 위반만 90건이었습니다. 자료를 요청했는데 늦게 주거나 주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위험 신호입니다.
셋째, 점검 결과는 사업 일정 변수로 보세요. 시정명령이나 행정지도는 대부분 절차를 바로잡는 선에서 끝납니다. 하지만 수사의뢰로 이어지면 임원 교체나 총회 재의결 때문에 일정이 밀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문제없이 점검을 통과하면 조합 운영이 투명하다는 근거가 됩니다. 점검 대상 구역의 입주권을 검토 중이라면 결과 발표를 확인한 뒤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국토부는 점검 결과를 조합원에게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상범 의원은 "정비사업 현장의 불법과 부조리는 사업 지연은 물론 고스란히 조합원의 분담금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조합 장부에서 나온 문제는 결국 조합원의 분담금으로 돌아옵니다. 정부 점검은 1년에 몇 번뿐이지만, 조합원은 언제든 열람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