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분기 전국 민간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4.36대 1이었습니다. 이 숫자를 시공사 기준으로 나눠 보면 차이가 큽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가 지은 단지는 6.79대 1, 나머지 건설사 단지는 2.39대 1이었습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해 지난 16일 공개한 결과입니다. 결론만 보면 "역시 브랜드"라는 말이 나올 만합니다. 하지만 세부 수치를 들여다보면 브랜드보다 입지와 물량이 만든 쏠림에 더 가깝습니다.
공급은 44.8%, 청약통장은 69.7%
1~3분기 민간아파트 일반공급은 8만3440가구였고, 1순위 접수는 36만3777건이었습니다. 10대 건설사 단지는 일반공급 가운데 3만7385가구(44.8%)를 차지했는데, 1순위 접수는 25만3720건(69.7%)이 몰렸습니다. 공급 비중보다 접수 비중이 24.9%포인트 높았습니다.
반대로 10대 건설사가 아닌 단지는 4만6055가구로 공급이 더 많았지만, 접수는 11만57건에 그쳤습니다. 집은 더 많이 내놨는데 통장은 3분의 1도 받지 못한 셈입니다.
흐름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같은 기관의 상반기 집계에서 두 그룹의 격차는 9.76대 1과 2.17대 1, 약 4.5배였습니다. 3분기까지 누적하면 약 2.8배로 줄었습니다. 그렇다고 비10대 단지가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10대 건설사 쪽의 평균이 6.79대 1까지 내려온 영향이 더 컸습니다.
1099대 1이 평균을 끌어올렸다
10대 건설사 평균 6.79대 1에는 단지 세 곳의 기록이 크게 들어가 있습니다. DL이앤씨 '아크로 드 서초'는 30가구에 3만2973건이 접수돼 1099.1대 1을 기록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반포'는 43가구에 710.2대 1, 롯데건설 '이촌 르엘'은 78가구에 134.9대 1이었습니다.
세 단지를 합치면 공급은 151가구인데 접수는 7만4041건입니다. 10대 건설사 전체 접수의 약 29.2%, 전국 전체 접수의 약 20.4%에 해당합니다. 전국 1순위 청약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서울 세 단지에 통장을 넣은 것입니다.
이 세 단지를 빼고 기사 수치로 다시 계산해 보면, 나머지 10대 건설사 단지의 평균은 약 4.8대 1입니다. 여전히 비10대 단지(2.39대 1)의 두 배 수준이므로 브랜드 효과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10대 건설사 = 6.79대 1'이라는 평균이 모든 단지에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상반기 상위 10곳 중 10대 건설사가 아닌 두 곳(대구 범어역 파크드림 디아르, 서울 공덕역자이르네)이 들어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입지가 좋고 물량이 적으면 간판과 상관없이 통장이 몰렸습니다.
분양가는 오르고, 지방 미분양은 5만 가구
앞으로 이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9월 15일 분양가상한제 기본형건축비를 4.07% 올렸습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10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14.3으로, 전월보다 5.5포인트 올랐습니다. 분양가가 오르면 수요자는 실패할 여지가 적은 단지를 더 찾게 됩니다. 비싼 집일수록 나중에 되팔기 쉬운 브랜드와 입지로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시장 전망은 지역별로 갈렸습니다. 10월 분양전망지수는 전국 82.3으로 두 달 연속 하락했습니다. 서울은 105.7로 석 달 만에 기준선 100을 넘었지만, 경북(76.5)·경남(70.6)·부산(72.7)·강원(66.7)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국토부 집계로 8월 비수도권 미분양은 4만9998가구로 한 달 새 2.5% 늘었습니다.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도 108.6으로 올라, 미분양이 더 늘 것이라고 보는 사업자가 많아졌습니다.
청약 전에 확인할 세 가지
첫째, 평균 경쟁률보다 단지별 경쟁률을 보셔야 합니다. '10대 건설사 단지'라는 사실이 그 단지의 경쟁률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청약홈에서 같은 생활권, 비슷한 분양가대 단지의 최근 경쟁률과 계약률을 직접 비교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둘째, 경쟁률이 낮은 단지는 기회이자 경고입니다. 1순위 미달 단지는 당첨 문턱이 낮습니다. 대신 입주 시점까지 미분양이 남으면 할인 분양이나 시세 정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주변 미분양 추이, 시행사·시공사의 재무 상태, 중도금 대출 조건을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셋째, 브랜드는 분양가에 이미 들어가 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도 대형사 단지는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판값을 얼마나 내는지 인근 시세와 비교해 보시고, 분양가 대비 예상 시세 차이로 판단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통장이 몰리는 곳은 분명하지만, 이번 수치가 보여주는 것은 극소수 단지로의 쏠림입니다. 내 통장을 넣을 단지는 평균이 아니라 그 단지 하나의 숫자로 판단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