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잠원동 신반포7차가 9월 17일 정비구역·정비계획 변경 결정 고시를 마쳤습니다. 2002년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지 24년 만입니다. 1980년에 준공된 320가구 단지를 최고 49층, 9개 동, 965가구로 다시 짓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고시된 것은 LH와 함께 짜 온 공공재건축 계획입니다. 조합은 지난 6월 조합원들에게 민간재건축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알렸습니다. 계획은 공공 방식으로 확정됐는데, 사업 주체는 다른 길을 보고 있는 셈입니다.
965가구는 어떻게 나왔나
부지는 3만5010.4㎡입니다. 용적률은 기준 230%, 계획 260.83%에 완화분을 더해 최대 359.97%가 적용됩니다. 965가구 가운데 302가구(31%)는 공공주택입니다. 60㎡ 이하 공공임대가 185가구, 60~85㎡ 공공분양이 117가구입니다. 나머지 663가구가 조합원분과 일반분양분입니다. 85㎡를 넘는 대형이 337가구로, 한강변 고급 수요를 겨냥한 구성입니다.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디벨로퍼뉴스에 따르면 이번 용적률 상향의 핵심은 공공재건축 특례보다 역세권(TOD) 인센티브입니다. 부지의 97% 이상이 3호선 잠원역 250m 안에 있습니다. 이 사실이 민간 전환 논의의 전제가 됩니다. 늘어난 용적률의 상당 부분이 '공공'이 아니라 '입지'에서 나왔다면, 공공을 빼도 잃는 몫이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80.14%라는 숫자
데일리하우징이 전한 정비계획상 추정 비례율은 80.14%입니다. 총수입 약 2조1080억원에서 총지출 약 7562억원을 뺀 금액을 종전자산 평가액 약 1조6860억원으로 나눈 값입니다. 조합원의 기존 자산 평가액이 1억원이라면 권리가액은 약 8014만원으로 인정된다는 뜻입니다. 강남 재건축에서 비례율 100%를 밑도는 경우는 흔하지만, 조합원에게 편한 숫자는 아닙니다. 추정 분양가는 84㎡가 약 25억9500만원, 최소형 약 19억5400만원, 최대형 약 83억7600만원으로 제시됐습니다.
공공 방식에서 도서관, 노인여가·어린이집 같은 복지시설, 반포아파트지구로 이어지는 공공보행통로 등을 기부채납합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갈등의 뿌리는 여기에 있습니다. 조합과 LH가 처음 잡은 공공기여율은 16.1% 정도였는데, 서울시가 추가 기부채납을 요구했습니다. LH가 18.9%로 조정한 중재안을 냈지만 조합원들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디벨로퍼뉴스는 복지시설과 공공 광장 등 기여 부담 앞에서 공공재건축이 실익이 있는지 의문이 커졌다고 전했습니다.
민간으로 가면 무엇이 달라지나
알려진 계획은 이렇습니다. 조합은 올해 안에 총회를 열고 내년께 사업 방식을 공식 전환할 예정입니다. 조합은 LH와 실무 협의를 마쳐 별도 손해배상 없이 전환할 수 있다고 조합원들에게 안내했습니다. LH도 총회에서 정해지는 사업 방식을 따르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확정되지 않은 것이 더 많습니다. 방식을 바꾸면 이번에 고시된 정비계획의 틀, 특히 공공주택 302가구와 기부채납 구성은 다시 협의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 로드맵은 2027년 사업시행인가, 2029년 착공, 2033년 입주입니다. 계획을 고치는 기간만큼 이 일정은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공 몫이 줄면 일반분양 수입이 늘어 비례율이 오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용적률 인센티브 일부를 잃으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두 방향 모두 아직 추정 단계입니다.
실수요자·투자자가 확인할 것
첫째, 총회 결과입니다. 전환 안건이 실제로 통과되는지, 찬성률이 얼마인지가 사업 속도를 좌우합니다. 조합원 사이 의견이 크게 갈리면 소송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둘째, 전환 후 수정되는 비례율과 공공기여율입니다. 현재 80.14%는 공공 방식을 전제로 한 숫자입니다. 민간 계획안에서 이 숫자가 얼마로 바뀌는지가 분담금을 가르는 핵심입니다.
셋째, 조합원 지위 양도 요건입니다. 투기과열지구 재건축은 조합 설립 인가 이후 매수하면 원칙적으로 입주권을 받을 수 없습니다. 사업이 오래 멈춘 단지에는 예외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있지만 요건이 까다롭습니다. 매수 전 해당 매물이 예외에 해당하는지 조합과 전문가를 통해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24년을 기다려 받은 고시는 분명 의미 있는 진전입니다. 하지만 이 고시가 최종 계획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신반포7차의 진짜 분기점은 올해 안에 열릴 총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