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단지가 다음 달 입주자 모집공고를 낼 예정입니다. 조합은 10월 9일 총회에서 단지 이름을 '디에이치 반포124'로 정했습니다. 총 5007가구 가운데 1832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옵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전용 84㎡ 분양가를 32억 원 안팎으로 추정합니다. 근처 래미안 원베일리의 같은 면적은 지난 5월 71억50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그래서 '40억 로또'라는 말이 나옵니다. 다만 이 숫자 옆에 하나를 더 놓고 보셔야 합니다. 현행 규제에서 25억 원이 넘는 주택의 구입용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2억 원입니다.
왜 '로또'라고 부르는가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더한 원가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묶는 제도입니다. 민간택지 가운데는 현재 강남·서초·송파·용산 네 곳에만 적용됩니다. 주변 시세가 아무리 높아도 분양가는 그 시세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뉴스핌(10월 12일)은 시장 추정치를 3.3㎡당 9000만~1억 원으로 전했습니다. 이 범위를 적용하면 전용 59㎡는 약 23억7000만 원, 84㎡는 약 32억3000만 원입니다. 비교할 거래도 있습니다. 아크로리버파크 84㎡는 8월에 53억9000만 원, 래미안 원베일리 84㎡는 6월에 56억3000만 원과 5월에 71억5000만 원에 팔렸습니다. 같은 1단지의 3주구를 재건축한 래미안 트리니원 84㎡ 입주권도 50억 원대 후반에 거래됐습니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84㎡가 1358가구로 약 74%를 차지합니다. 나머지는 59㎡ 281가구, 80㎡ 23가구, 99㎡ 82가구, 114㎡ 44가구, 130㎡ 44가구입니다. 다만 위의 분양가는 모두 추정치입니다. 분양가 심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확정된 숫자가 아닙니다.
차익보다 먼저 계산할 것: 현금
현행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집값에 따라 세 구간으로 나뉩니다. 15억 원 이하는 6억 원,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2억 원입니다.
중도금 대출은 이 한도를 적용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입주할 때 잔금대출로 바꾸는 순간 한도 규제가 적용됩니다. 분양가가 32억 원이라면 계약금 10%만 해도 3억2000만 원이 듭니다. 입주 시점에 빌릴 수 있는 돈은 2억 원 안팎이라, 30억 원 가까이를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매체들이 하나같이 "현금 동원력이 관건"이라고 쓰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상한제 단지의 규제가 더해집니다. 바로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입니다. 전세를 놓아 받은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방법은 사실상 쓰기 어렵습니다. 실거주 의무 기간과 적용 방식은 공고문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의무를 어기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으니 '입주 후 사정을 보겠다'는 계산은 위험합니다.
청약자는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분양가 심의 결과입니다. 3.3㎡당 추정치는 매체에 따라 8000만 원부터 1억 원까지 차이가 납니다. 같은 84㎡라도 이 범위 안에서 수억 원이 달라집니다. 확정 가격을 보고 자금 계획을 다시 짜셔야 합니다.
둘째, 실제 일반분양 물량과 특별공급 구성입니다. 조합원 '1+1' 분양 문제에 따라 일반분양 물량이 바뀔 수 있다는 보도가 과거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또 올해 6월 15일부터는 민영주택에 신생아 특별공급이 별도로 생겼습니다. 강남 상한제 대단지에서 특공 배분이 어떻게 짜이는지 공고에서 확인하실 대목입니다.
셋째, 가점 커트라인입니다. 84㎡ 물량이 많기는 합니다. 그래도 수년간 무주택 기간과 통장 가입 기간을 채운 고가점자가 대거 몰릴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의 가점이 어디쯤인지 냉정하게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강남 시장에 주는 신호
핀포인트뉴스가 인용한 자료를 보면 강남권 매매 시장은 이미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아실 기준으로 10월 6일 강남구 아파트 매물은 1만1323건이었습니다.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8월 3일보다 19.8% 늘었습니다. 서초구도 18.8% 늘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 매매 거래량은 강남구가 5월 449건에서 9월 74건으로, 서초구가 395건에서 66건으로 줄었습니다.
이 위축을 반포124를 기다리는 수요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세제 개편, 높은 가격 부담, 대출 규제가 함께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음 달 청약 결과는 강남 수요의 체력을 가늠할 잣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낙첨한 수요가 기존 아파트를 사러 돌아오면 거래가 회복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분양가와 현금 부담에 신청자가 예상보다 적다면 관망세가 길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분양에서 중요한 숫자는 40억 원의 차익이 아닙니다. 32억 원과 2억 원 사이를 무엇으로 메울지가 먼저입니다. 당첨은 시작일 뿐이고, 잔금을 낼 수 있어야 청약도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