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자 분양 시장에 큰 장이 섭니다. 직방이 9월 28일 집계한 결과, 10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50개 단지 3만8032가구입니다. 지난해 10월(2만3667가구)보다 61% 많습니다. 일반분양만 보면 3만2133가구로, 전년 동월(1만8402가구)보다 75% 늘었습니다. 물량만 보면 가을 성수기가 제대로 시작된 셈입니다. 하지만 지역별 숫자를 나눠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이 가운데 서울 물량은 1654가구, 전체의 4%대에 그칩니다.
물량은 경기에, 청약 수요는 서울에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2만4618가구로 전체의 약 65%입니다. 이 중 경기도가 23개 단지 1만6043가구로 가장 많아, 전국 물량의 42% 정도를 차지합니다. 다음은 인천(6921가구)이고, 서울은 5개 단지 1654가구입니다. 지방은 15개 단지 1만3414가구로, 충남(4291가구)과 부산(3224가구)에 많이 몰렸습니다.
이 분포가 중요한 이유는 최근 청약 수요가 향하는 곳과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서울경제가 9월 21일 보도한 8월 기준 1순위 평균 경쟁률(12개월 이동평균)은 전국 5.34대 1로, 38개월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서울은 91.27대 1을 유지했지만, 경기는 2.36대 1로 2021년 1월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였습니다. 8월 한 달 동안 전국 청약통장 3만1104건 가운데 69.2%가 서울 5개 단지에 몰렸습니다.
정리하면 청약 수요는 서울에 몰리고, 10월 공급은 경기에 몰리는 구도입니다. 경기에서 10월 한 달에만 1만6000가구가 나오면, 단지끼리 청약 수요를 나눠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량이 늘었다고 시장이 살아났다고 보기보다는, 단지별 결과가 크게 엇갈릴 가능성부터 염두에 두시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충남 4291가구, 미분양 9982가구 위에 얹힌다
지방에서 가장 눈여겨볼 곳은 충남입니다. 10월에 4291가구가 나오는데, 같은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7월 말 충남 미분양은 9982가구로 1년 전의 2.3배였습니다. 아직 팔리지 않은 집이 약 1만 가구 쌓인 지역에 신규 물량 4000여 가구가 더해지는 셈입니다. 전국 미분양도 6만8217가구로, 32개월째 6만 가구를 웃돌고 있습니다.
이런 지역에서는 신규 분양 단지가 사실상 기존 미분양·할인분양 단지와 경쟁합니다. 청약을 넣기 전에 같은 생활권에서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분양가 할인 같은 조건을 내건 기존 단지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십시오. 1순위에서 모집 가구수를 채우더라도 실제 계약률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직방은 9월 분양 실적률(계획 대비 실제 분양 비율)이 88%였다며, 미뤄 뒀던 사업장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가을 성수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공급자가 서두른다고 해서 수요자도 서둘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10월 청약,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서울 1654가구는 가점 싸움입니다. 강동구 고덕강일 3단지(500가구)와 2단지(590가구), 종로구 경희궁 에피트(228가구), 중랑구 중화역 라온프라이빗 센트로(176가구)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올해 서울 청약 흐름을 보면 일반공급 경쟁률은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공급 유형(공공·민간)과 특별공급 배정 물량을 입주자모집공고에서 먼저 확인하고, 본인의 가점이나 특공 자격으로 승산이 있는 곳을 골라 청약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경기·인천 대단지는 '분양가 대비 인근 시세'가 핵심입니다. 인천 산곡역 자이 힐스테이트&하늘채(2706가구), 평택 아이파크 고덕 센트럴하이(996가구)처럼 규모가 큰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도 많습니다. 주변 준공 5년 이내 단지의 실거래가보다 분양가가 높다면 서두를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면 재당첨 제한 등 불이익이 생길 수 있으니, 청약 전에 계약까지 할지 판단해 두셔야 합니다.
셋째, 자금 계획을 먼저 세우십시오. 직방도 금리 부담과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능력이 결과를 가를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계약금 10~20%를 바로 낼 수 있는지, 중도금 대출에 문제가 없는지, 입주 시점 잔금대출 한도가 얼마인지 순서대로 계산해 보셔야 합니다.
10월 3만8000가구는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뜻입니다. 모든 단지가 좋은 기회라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달 같은 경기도 안에서도 1순위 마감 단지와 미달 단지가 함께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물량 숫자보다 내가 넣으려는 단지의 입지, 분양가, 주변 미분양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하시는 것이 이번 가을 청약의 기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