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면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나옵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9월 28일부터 11월까지 전국 16개 시·도에서 6만559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고, 이 중 일반분양은 4만8829가구입니다. 이 가운데 3만66가구가 10월에 몰려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고를 단지가 많아졌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서울만 떼어 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서울 일반분양은 2398가구이고, 그중 1832가구가 한 단지에서 나옵니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하는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가칭)'입니다.
3317이 3만66으로 — 10월에 61.6%가 몰렸다
월별로 나누면 9월 말 3317가구, 10월 3만66가구, 11월 1만5446가구입니다. 두 달 반 동안 나올 일반분양 물량의 61.6%가 10월 한 달에 몰려 있습니다. 리얼투데이는 "연휴 직후 밀려 있던 주요 사업장들이 다음 달 집중 분양에 나선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만7219가구(35.3%)로 가장 많습니다. 인천 5713가구(11.7%), 충남 5113가구, 충북 3667가구, 경북 3617가구, 대전 3167가구가 뒤를 잇습니다. 큰 단지로는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 '힐스테이트 고덕엘리스트'(2122가구), 화성 '아크메르 동탄'(1808가구), 청주 '가경 아이파크 7·8단지'(1671가구), 천안 '천안아산역 그랑시티 필하우스 1블록'(1380가구), 인천 부평 '산곡역 자이힐스테이트&하늘채'(1289가구) 등이 있습니다.
물량이 한 달에 몰리면 청약일이 서로 겹치는 단지가 생깁니다. 당첨자 발표일이 같은 단지에 중복으로 청약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청약 일정표부터 먼저 챙기셔야 합니다. 그리고 공급이 많은 달에는 수요가 여러 단지로 나뉘어서 입지가 약한 단지는 미달이 나기 쉽습니다. 올해 6월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5.90대 1로 35개월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청약자들이 이미 단지를 가려서 넣고 있다는 뜻입니다.
서울 2398가구, 그중 76%가 반포 한 단지
서울에서는 전체 6999가구 가운데 2398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옵니다.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의 일반분양 1832가구를 빼면 나머지 서울 단지들의 물량은 566가구입니다. 비율로 보면 서울 가을 일반분양의 76.4%가 반포 한 곳입니다.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는 전체 5002가구 규모이고, 11월 분양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 물량이 왜 중요한지는 올해 1~8월 서울 청약 흐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리얼투데이가 분석한 결과, 이 기간 강남3구·용산구에서 나온 일반공급은 151가구뿐이었습니다. 비강남권은 2187가구였습니다. 그런데 1순위 평균 경쟁률은 강남3구·용산구가 490.3대 1, 비강남권이 36.7대 1로 13.4배 차이가 났습니다. 이 격차는 2024년 3.5배, 2025년 1.8배였습니다. 청약 접수 건수를 봐도 강남3구·용산구는 7만4041건으로 1년 전보다 3만3406건 늘었고, 비강남권은 8만177건으로 9807건 줄었습니다. 서초동 '아크로드 서초'는 30가구 모집에 3만2973명이 신청했습니다(1099.1대 1).
8개월 동안 151가구에 이만큼 몰렸는데, 이번에는 한 단지에서 1832가구가 한꺼번에 나옵니다. 올해 강남권 일반공급의 12배가 넘는 물량입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시세와의 차이가 커서 청약자가 몰렸다는 게 지금까지의 분석입니다. 다만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8월 기준 3.3㎡당 6287만원으로 1년 전보다 34.2% 올랐습니다.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계약금·중도금·잔금을 실제로 마련할 수 있는지가 당락보다 먼저 따져야 할 조건입니다.
무엇을 봐야 하는가
첫째, 반포 물량이 커도 당첨이 쉬워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모집 가구 수가 늘면 분모는 커지지만, 올해 강남권 1순위 청약에 7만 건 넘게 몰린 수요도 한곳으로 모일 가능성이 큽니다. 모집공고가 나오면 주택형별 가점 커트라인보다 먼저 분양가와 중도금 대출 조건을 확인하시는 게 순서입니다.
둘째, 10월에는 단지별로 결과가 크게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3만 가구가 한 달에 나오면 같은 권역 안에서도 역세권·브랜드·분양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리얼투데이는 "서울 핵심 정비사업 단지와 외곽 택지지구 간의 선호도가 갈리는 만큼 옥석가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청약 경쟁률이 낮았던 단지는 계약 단계에서 무순위 물량이 다시 나올 수 있으니, 급하게 1순위로 넣기보다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셋째, 정비사업을 지켜보는 분들이라면 반포 결과를 기준점으로 삼을 만합니다. 대단지 재건축 일반분양이 상한제 분양가에서 어떤 경쟁률과 계약률을 기록하는지에 따라, 뒤따를 강남권 정비사업 조합의 분양 시기와 분담금 계산이 달라집니다. 11월 모집공고의 분양가와 주택형 구성이 그 첫 자료가 될 것입니다.
가을 분양은 공급이 많다는 사실보다, 그 물량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전국 물량은 10월에, 서울 물량은 반포에 몰려 있습니다.
*※ 분양 일정과 물량은 리얼투데이 집계 기준 예정치로, 사업장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청약 전 청약홈 모집공고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