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연 3.75~4.00%,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인상이며 표결은 만장일치였습니다. 다음 날 프레디맥이 집계한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95%로, 한 주 전 6.76%에서 뛰며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은 6.26%였습니다. 한국 독자에게 이 숫자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이유는 하나입니다. 지난해부터 국내 규제를 피해 해외로 나간 돈의 가장 큰 목적지가 바로 미국이었기 때문입니다.
나간 돈의 절반이 미국이었습니다
한국은행 자료 기준으로, 올해 1~4월 국내 거주자가 해외 부동산을 사기 위해 송금한 금액은 2억1030만 달러, 약 3191억원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미국이 1억1200만 달러(약 1719억원)로 절반을 넘었고 일본이 3600만 달러(약 552억원)로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해 연간 송금액은 5억9050만 달러(약 9061억원)로 7년 만의 최대였습니다. 다주택·비거주 주택 규제가 강해지자 '주택 수에 잡히지 않는 자산'으로 눈을 돌린 흐름입니다.
이 돈이 건너간 시장의 조건이 지금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 주택시장은 이미 정체 국면입니다. 기존주택 판매는 연율 398만 채로 14개월 만의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평균 44만 달러짜리 주택을 사면 중위 가구 소득의 31%를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는 계산도 나왔습니다. 2025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부담입니다. 매수자는 관망하고 매도자는 매물을 거두면서 거래 자체가 마르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장면입니다.
인상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연준의 방향입니다. 이란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과 관세 영향으로 물가가 높다는 판단 아래, 연준 위원들은 연내 1~2회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뒀습니다. 즉 6.95%가 고점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금리에 민감한 자산은 벌써 반응했습니다. 모기지 채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 REM은 한 달 새 10%, MORT는 8% 떨어졌습니다.
해외 부동산은 국내 주택과 달리 세 겹의 변수를 동시에 안습니다. 첫째는 현지 금리입니다. 현지 대출을 끼고 샀다면 상환 부담이 곧바로 커지고, 팔고 나오려 해도 매수자의 대출 여력이 줄어 거래가 성사되지 않습니다. 둘째는 환율입니다. 9월 18일 원·달러 환율은 1383.3원 부근이었습니다. 환율이 높을 때 송금해 샀다면 취득 단가가 이미 비쌌고, 처분 시점에 환율이 내려가면 현지에서 시세가 유지돼도 원화 기준 수익은 줄어듭니다. 셋째는 세금입니다. 해외에서 낸 양도소득세는 국내에서 공제받을 수 있지만, 국가별 과세 체계와 환율 변동에 따른 추가 부담까지 계산해야 실제 수익률이 나옵니다.
무엇을 봐야 하는가
지금 해외 부동산을 검토 중이라면 순서를 바꿔 보시길 권합니다. 시세 상승률부터 보지 말고, 되팔 때의 조건부터 확인하는 것입니다.
첫째, 현지 매수자의 대출 여건입니다. 모기지 금리가 7%에 가까운 시장에서는 실수요자의 매수 가능 가격대가 통째로 내려앉습니다. 둘째, 보유 기간 중의 현금흐름입니다. 임대료로 이자·관리비·재산세·공실을 모두 감당할 수 있는지 보수적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셋째, 환헤지 없이 감당 가능한 환율 구간입니다. 넷째, 신고 절차입니다. 거주자의 해외 부동산 취득은 사전 신고 대상이며, 절차를 빠뜨리면 수익과 무관하게 제재 위험이 남습니다.
인용한 송금 통계는 올해 4월까지의 수치이고, 모기지 금리는 조사기관에 따라 7%를 넘겨 집계되기도 합니다. 숫자 자체보다 방향이 중요합니다. 국내 규제가 자금을 밀어내는 힘과, 해외 금리가 그 자금을 되밀어내는 힘이 지금 동시에 작동하고 있습니다. '규제가 없는 곳'이 곧 '위험이 없는 곳'은 아닙니다. 국내에서 경매 물건의 권리관계를 따지듯, 해외 자산도 들어가는 가격이 아니라 나오는 경로를 먼저 확인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