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인 10월 5일(월)부터 일본에서 부동산을 사서 소유권 등기를 하면 국적을 함께 신고해야 합니다. 일본 법무성이 올해 3월 31일 공포한 개정 성령이 이날 시행되기 때문입니다. 비거주자가 일본 부동산을 사면 20일 안에 정부에 보고하는 의무는 지난 4월 1일부터 거주용 주택까지 넓어졌습니다. 일본이 외국인의 부동산 보유 실태를 본격적으로 파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국내 규제를 피해 일본 원룸이나 도쿄 맨션을 알아보던 분들은 이제 이 서류 절차까지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무엇이 바뀌나 — 등기에 국적, 보고서는 20일 안에
먼저 등기 국적 신고입니다. 10월 5일 이후 매매·신축 등으로 새로 소유권 등기 명의인이 되는 개인은 '검색용 정보'로 국적을 제출해야 합니다. 일본인도 똑같이 대상이고, 법인은 별도 제도로 다룹니다. 상속은 등기를 신청하는 상속인 본인만 해당합니다. 외국인이라면 여권 사본, 재류카드 사본, 국적이 적힌 주민표 가운데 하나로 국적을 증명합니다. 이름은 원칙적으로 로마자 표기로 함께 올립니다.
알아두실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국적은 누구나 떼어 볼 수 있는 등기사항증명서에 나오지 않습니다. 법무국이 내부 파일로 관리하면서 행정기관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데 씁니다. 둘째, 국적 보정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등기 신청 자체가 각하되지는 않습니다. 이때는 등기관이 첨부 서류로 국적을 확인해 기록하고, 확인이 안 되면 '일본 이외'나 '국적 불명'으로 남깁니다. 다만 그런 기록이 남는 것 자체가 나중에 행정 확인을 부를 수 있으니, 처음부터 정확히 내는 편이 낫습니다.
다음은 외환법상 사후 보고입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비거주자가 일본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 후 20일 안에 일본은행을 거쳐 재무대신에게 보고서를 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거주용 취득이 보고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4월 1일부터는 거주용, 사무실용, 다른 비거주자에게서 사들인 경우까지 모두 보고 대상이 됐습니다. 현지 중개업자 같은 거주자 대리인이 대신 낼 수 있고, 온라인 제출도 됩니다. "내가 살 집이라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왜 지금 중요한가 — 돈은 일본으로 더 갔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낸 자료를 헤럴드경제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거주자가 해외 부동산을 사려고 송금한 돈은 2억1030만달러(약 3191억원)입니다. 미국이 1억12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3600만달러(약 552억원)로 뒤를 이었습니다. 일본은 넉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송금액의 46.3%를 채웠습니다. 국내에서는 다주택·비거주 주택 규제가 강한데 해외 주택은 국내 주택 수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일본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일본 시장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도쿄 23구 신축 맨션 평균 분양가는 1억4249만엔으로 역대 최고를 찍었고, 일본은행 기준금리는 6월 연 1.0%로 31년 만에 가장 높습니다. 일본 안에서는 외국 자금이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여론이 커졌습니다. 헤럴드경제는 일본 총리 외국인정책 담당 보좌관이 4월 국토교통부 1차관을 만나 한국의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를 자문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국적 신고는 실태를 파악하는 단계이고, 그 데이터가 다음 규제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 한·일 양쪽 서류와 출구
① 한국 쪽 신고부터 챙기세요. 거주자가 해외 부동산을 사려면 외국환은행에 신고하고 정해진 기간 안에 취득·처분 보고를 해야 합니다. 세법상으로는 취득가액이 2억원 이상이면 '해외부동산 취득·보유·처분 명세서'를 관할 세무서에 내야 합니다. 일본에서 서류를 냈다고 한국 신고가 면제되지 않습니다.
② 명의는 계약 전에 정하세요. 개인 명의로 사면 국적 신고와 외환법 보고가 모두 적용됩니다. 법인 명의는 별도 제도로 관리되고, 일본은 법인 임원·주주 국적 파악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명의를 바꿔 규제를 피하려는 접근은 권하지 않습니다.
③ 세금은 양쪽 모두 계산하세요. 일본에서 양도세를 냈다면 국내에서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말처럼 국가별 과세 체계와 환율 변동에 따라 추가 세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엔화가 싸게 산 만큼 팔 때 엔화가 더 떨어지면 원화 기준 수익이 줄어듭니다.
④ 다음 규제도 지켜보세요. 지금 일본의 조치는 '신고'와 '보고'이지 '허가'가 아닙니다. 하지만 허가제 전환이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만큼, 보유 기간 중 규제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출구 전략에 반영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10월 5일부터 일본 부동산 투자는 '모르게 사는' 시장이 아닙니다. 서류 몇 장이 늘어나는 것 자체는 큰 부담이 아닙니다. 다만 이 변화가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지는 꼭 읽고 들어가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