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청약홈에서 과천 아파트 3가구의 재공급 신청을 받았습니다. 접수는 모두 4465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3079건은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전용 99㎡B형 1가구에 들어왔습니다. 공급가는 9억5218만원이고, 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는 20억원을 넘습니다. 숫자만 보면 누구나 넣어 볼 만한 로또 같지만,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습니다. 이번 청약에서 무엇이 사람을 모았는지, 다음 기회를 노리는 분들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3가구에 4465건, 수치로 보면
이번에 나온 물량은 모두 기존 계약이 취소된 집입니다. 불법 전매나 공급 질서 교란이 적발돼 계약이 취소됐고, 사업주체가 다시 공급하는 이른바 '계약취소주택 재공급'입니다.
-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99㎡B형(일반공급 1가구): 3079건이 접수돼 경쟁률은 3079대 1입니다. 공급가는 9억5218만원이고 옵션비를 더하면 실제 납부액은 약 9억8473만원입니다. 같은 평형은 8월에 20억8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 과천 푸르지오 라비엔오 84㎡D형(특별공급 2가구): 1386건이 접수됐습니다. 신혼부부 1가구(7억6060만원)에 1303건, 노부모부양 1가구(8억338만원)에 83건이 들어왔습니다. 같은 면적은 6월에 20억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공급가와 실거래가의 차이가 벨라르테는 약 11억원, 라비엔오는 12억원을 넘습니다. 두 단지가 처음 분양된 2020년 과천 지식정보타운 분양가가 당시 시세의 절반 수준이었고, 그 가격이 지금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벨라르테는 최초 분양 때도 평균 1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누구나 넣을 수 있는 '줍줍'은 아니었습니다
흔히 '줍줍'이라고 하면 청약통장도, 거주지 요건도 없는 무순위 청약을 떠올리십니다. 실제로 지난 6월 강변역 센트럴아이파크 84㎡ 1가구에 7만7000명 넘게 몰린 것도 신청 문턱이 낮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과천 물량은 달랐습니다. 신청 자격이 입주자모집공고일(9월 23일) 현재 과천시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주로 제한됐습니다. 청약통장은 필요 없었지만, 공고가 나온 뒤 전입해서는 자격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인구 약 8만 명의 과천에서 무주택 세대주만으로 3079건이 나왔다는 점이 이번 결과에서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과천 안에서도 내 집 마련을 기다리는 무주택 실수요가 그만큼 두텁다는 뜻입니다.
같은 계약취소주택이라도 공고마다 거주지 요건이 다릅니다. "다음 줍줍에 넣어 보겠다"는 분이라면 단지 이름보다 공고문의 자격 요건과 기준일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기준일은 공고일이어서 공고를 보고 나서 움직이면 이미 늦습니다.
당첨 다음에 기다리는 일정
당첨자는 10월 2일에 발표되고 계약은 10월 13일, 입주는 12월로 예정돼 있습니다. 이미 지어진 단지의 재공급이라 계약부터 잔금까지 약 두 달밖에 되지 않습니다. 일반 분양처럼 2~3년에 걸쳐 중도금을 나눠 내는 구조가 아닙니다. 9억원대 분양가의 대부분을 짧은 기간에 마련해야 하므로,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1. 잔금 대출 한도: 과천은 규제지역이고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는 한도 규제가 적용됩니다. 담보가치를 분양가로 보는지, 감정가·시세로 보는지에 따라 대출 가능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당첨 전에 은행에 미리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2. 재당첨 제한과 의무 규정: 당첨되면 향후 청약 자격에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전매 제한이나 실거주 의무가 붙는지도 공고문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시세차익은 장부상 숫자일 뿐이고, 당장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3. 포기 시 불이익: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해도 당첨 이력은 남습니다. '일단 넣고 보자'는 전략이 오히려 비용이 되는 이유입니다.
이번 결과가 말해 주는 것
3079대 1이라는 숫자는 과천 집값이 올랐다는 사실보다 시세와 분양가 사이의 간극을 보여 줍니다. 분양가상한제로 묶였던 2020년 가격과 2026년 시세 차이가 두 배를 넘으면, 계약이 취소된 한 가구도 곧바로 이렇게 큰 관심을 받습니다. 불법 전매 적발로 나오는 재공급 물량은 앞으로도 드문드문 나올 것입니다. 10월 6일에는 강변역 센트럴아이파크 84㎡C형 1가구가 공급가 12억2202만원에 다시 나올 예정입니다.
다만 이런 물량을 내 집 마련 전략의 중심에 두기는 어렵습니다. 1가구에 수천 명이 몰리는 추첨이기 때문입니다. 실수요자라면 이번 사례에서 두 가지를 챙기시기 바랍니다. 첫째, 관심 지역의 거주 요건을 미리 갖춰 두는 것입니다. 둘째, 당첨되면 두 달 안에 잔금을 치를 수 있는지 자금 계획을 미리 세워 두는 것입니다. 기회는 공고일 전에 준비한 사람에게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