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수도권에서 집을 사려면 계약 전에 관할 구청장의 허가부터 받아야 합니다. 국토교통부가 서울 25개 구 전역과 경기 23개 시·군, 인천 7개 구를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이 2025년 8월 26일이었습니다. 지정 기간은 1년, 만료일은 2026년 8월 25일입니다. 이제 열여덟 날 남았습니다. 국토부는 지정 당시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기간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그 판단이 이달 안에 나옵니다. 그런데 지난 1년의 성적표는 지역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는 22.7%, 서울은 4.1%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 자료를 시행 전후로 갈라 보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시행 직전 10개월(2024년 9월~2025년 6월)과 시행 후 10개월(2025년 9월~2026년 6월)을 비교했을 때, 경기도는 6261명에서 4842명으로 22.7% 줄었습니다. 인천은 1921명에서 1777명으로 7.5% 감소했습니다.
서울은 달랐습니다. 1826명에서 1751명으로, 75명이 줄었을 뿐입니다. 감소율로는 4.1%입니다. 같은 날 같은 규제가 걸렸는데 경기와 서울의 반응이 다섯 배 넘게 벌어진 셈입니다.
여기에는 해석이 필요합니다. 규제 이전 서울의 외국인 거래 자체가 경기·인천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2024년 기준 외국인 주택 거래의 62%가 경기, 20%가 인천이었고 서울은 18%였습니다. 모수가 작은 서울에서 감소분이 작게 나타나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그 점을 감안해도, 규제가 노렸던 '서울 고가 주택 매수'가 눈에 띄게 꺾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남습니다.
용산은 늘었고, 마포는 반토막이 났다
자치구 단위로 내려가면 방향 자체가 갈립니다. 용산구는 98명에서 114명으로 16.3% 늘었고, 종로구는 47명에서 90명으로 약 두 배가 됐습니다. 반대로 강남구는 139명에서 125명으로, 마포구는 105명에서 62명으로 줄었습니다.
늘어난 두 곳의 공통점은 외국 공관·기업 밀집과 장기 체류 수요입니다. 이 제도의 핵심 요건이 '취득 후 2년 실거주'라는 점을 떠올리면 설명이 됩니다. 실제로 서울에 오래 살 계획이 있는 사람에게 2년 거주 의무는 진입 장벽이 아닙니다. 오히려 투자 목적의 단기 보유 수요만 걸러내는 필터로 작동합니다. 시장에서 "규제가 통했다"와 "규제가 헐거웠다"는 상반된 평가가 동시에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소유자 수는 여전히 늘고 있다
거래 건수와 별개로, 보유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등기정보광장 기준 6월 서울의 외국인 명의 부동산 소유자는 3만2870명으로 1년 사이 1058명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내국인 소유자는 1.0% 증가에 그쳤으니, 증가 속도만 보면 외국인 쪽이 더 빠릅니다.
거래가 줄어도 소유자가 느는 것은 모순이 아닙니다. 이미 산 사람이 팔지 않으면 보유자 수는 유지되거나 늘어납니다. 규제는 '새로 사는 것'을 막을 뿐, 이미 보유한 물량을 시장에 내놓게 하지는 않습니다. 올해 1~7월 서울·경기의 외국인 등기 신청도 5084명으로 전년 동기 5752명보다 11.6% 줄었지만, 여전히 매달 700명대가 새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8월 25일 전후의 국토부 발표입니다. 연장이라면 대상 지역이 그대로인지, 아니면 감소폭이 컸던 경기 일부를 빼고 서울을 강화하는 식의 조정이 붙는지가 관건입니다. 지정이 그대로 풀리는 경우는 실무적으로 상정하기 어렵지만, 조건이 바뀔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둘째, 자금조달·체류 요건의 실효성입니다. 올해 2월 10일 이후 체결된 계약부터는 2년 실거주 요건에 더해 체류자격, 국내 주소 보유 여부, 183일 이상 거소 여부까지 자금조달계획서와 함께 신고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이 강화분의 효과는 아직 통계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하반기 수치가 진짜 시험대입니다.
셋째, 실수요자 입장에서의 체감입니다. 외국인 매수 비중이 높았던 구로·금천·영등포, 그리고 경기 평택·안산·부천 같은 지역은 이 제도의 향방에 따라 중저가 아파트와 오피스텔 수급이 실제로 움직입니다. 6억원 이하 저가 주택이 외국인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해 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통계를 읽을 때의 주의점입니다. 등기 인원은 계약 시점이 아니라 등기 시점을 기준으로 집계됩니다. 계약과 등기 사이에 통상 두세 달의 시차가 있어, 규제 시행 직후 몇 달의 숫자에는 규제 이전 계약분이 섞여 있습니다. 지금 나오는 감소율은 실제보다 다소 완만하게 보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